일상 대화에서 흔히 쓰는 말 중에 '희안하다'가 있습니다. '희안하다', 맞는 표현일까요? 정답부터 말하면 '희한하다'가 맞습니다. '희안하다'와 '희한하다'를 어떻게 맞게 쓰는지 살펴봅니다.
- 그것 참 희안한 일이다.
- 살다 살다, 참 희안한 일이 다 있네.
'희한하다'는 한자어로서 '稀罕하다'로 씁니다. 희한(稀罕)은 '드물 희(稀)'와 '드물 한(罕)'이 합쳐져서 생긴 말입니다. 즉 희한하다는 '드물고 드물다'라는 뜻입니다. 국어사전에는 형용사로 '매우 드물거나 신기하다'라는 뜻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드물어서 신기하다라는 뜻이지요.
'희한하다'와 비슷한 말로는 '드물다, 신기하다, 이상하다, 놀랍다' 등이 있습니다. 드문 일을 보면 놀랍고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이상하다, 예외다, 의외다, 뜻밖이다, 낯설다, 이럴 줄 알았는데 그렇다니 놀랍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뉘앙스를 담아서 '희한하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 풍수를 전혀 모르는 눈으로 보더라도 그 땅은 참으로 희한하게 생긴 터였다.(조정래, <태백산맥>)
- (길동이) 비록 천생이나 적원을 풀어 버리고 효우(孝友)를 완전히 하여 신수를 쾌달하니 만고에 희한한 일이기로 후인이 알게 한 바이러라.(허균, <홍길동전>)
- 승질은 더러운 게 깡패는 아이고, 맨날 맞아댕김서 하나 불쌍해 뵈지도 않고... 희한해. (영화 <황해>에서 면가가 구남에게)
- 잠깐! 이 장면을 꿈에서 본 거 같아! 어? 희한하네!
그런데 '희안하다'는 어디서 왔을까요? '희안하다'는 국어사전에 표제어로 실려 있지 않습니다. 즉 없는 말입니다. '희한하다'는 말이 발음하기가 좀 어려우니까 지방에서 사투리로 발음하기 쉽게 '희안하다'라고 말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경상도나 전라도에서는 '희한하다'가 아니라 '희안하다'로 발음합니다.
문제는 한글맞춤법 표기에 맞게 써야 하는데 사투리의 영향으로, 또는 주변 사람들이 편하게 발음하는 대로 '희안하다'라고 표기를 한다는 겁니다. 발음 나는 대로 쓰는 순간 틀린 글이 됩니다.
'드물고 드물다'는 뜻의 '희한하다', 발음하기가 좀 힘들더라도 잘 가려서 말하고 써야겠습니다. 희한한 경우가 되지 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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